[서정향 교수의 '인간과 개'] ① 개도 암에 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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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향 교수의 '인간과 개'] ① 개도 암에 걸리는가?
  • 서정향 고문
  • 승인 2020.01.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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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견의 주요 사망 원인 '암', 품종마다 발병 암 달라

<편집자 주> '애니멀타임즈'는 인간과 오랜 시간 동고동락을 함께 하면서, 언제나 우리곁을 지켜 온 평생 반려동물 개의 생활습성과 질병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 칼럼을 신설했습니다.

칼럼을 집필해 주실 분은 국내 최고 권위의 수의학자인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이십니다. 서 교수님은 오랫동안 개의 습성과 질병, 특히 암에 대해 연구를 해 오신 분입니다.

이 칼럼을 통해 인간이 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서정향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

개도 암에 걸리는가?

먼저, 암(cancer)이라는 단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암은 ‘게(crab)’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carcinos’에서 유래했다.

그리스 의학자이며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BC470-360)가 그의 저서에서 여러 종류의 암에 대해 언급하면서 ‘암’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암의 표면이 게딱지처럼 울퉁불퉁하며 딱딱하고, 게가 옆으로 기어가듯 암세포가 짧은 시간에 번져 나가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도 암이 걸릴까?”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의 피부암만 하더라도 30여 종에 이르며, 인간에게 발생되는 각종 암 대부분이 개에게도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개의 사망원인 1위는 암

나이가 많은 노령견의 주요 사망 원인은 단연 암이 1위를 차지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암이라는 것은 오래 살다보면 여러 가지 환경적요인과 스트레스 및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될 수 있다. 개도 예외 일 수는 없다.

유전적 요인에 의한 암 발생의 경우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명한 케이스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머니로부터 유방암 관련 유전자인 ‘BRCA1'을 물려받았는데, 이로 인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에 달했다.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지금은 확률이 5%로 떨어졌다고 한다. 동물도 특정 품종의 특정 암은 유전적으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에게서 ‘유방암’으로 불리는 개의 ‘유선종양’은 코카스파니엘, 비글 등에서 흔히 발생하고, 신장암은 저먼세퍼드, 혈액종양(백혈병)은 복서, 불독 등의 품종에서 주로 발생한다.

▲좌측부터 순서대로 코카스파니엘, 저먼세퍼드, 불독 (사진제공=pixabay, akc)
▲좌측부터 순서대로 코카스파니엘, 저먼세퍼드, 불독 (사진제공=pixabay, akc)

 

개도 항암치료와 방사선 요법 병행

치료 또한 인간에게 행해지는 것과 같이 항암요법, 표적치료 및 방사선 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종류의 암인가에 따라 항암치료와 방사선 요법을 병행하여 치료하고 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나이 드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필자의 개 스노위(말티즈)도 15년을 살다 간암을 진단받고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되어 하늘나라로 떠났다. 인간의 나이로 치면 90대에 해당한다.

강아지 때부터 좋다는 유명 브랜드의 음식과 미국에서 생산된 간식 등을 제공하며 우리 아들의 유치원 시절부터 동거동락한 스노위가 암에 걸린 것이다. 나이에 장사 없고 달도 차면 기운다는 세상의 순리로만 받아들여야 하는지 지금도 마지막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아이러니컬하게 필자는 국내 수의과대학에서 암 진단 전문가다.

흔히들 말하기를 의사는 진찰을 잘 받지 않는다고 한다. 의사는 환자에게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권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실천하는 의사는 약 30%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암 전문의사도 자신이 무증상일 때 검사를 받는 경우는 역시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을 뿐더러, 암을 진단받은 의사 대부분이 초기 증상을 수개월에서 1년이 넘도록 무시한 이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하듯 나 자신도 이미 저 세상으로 간 스노위에게 제대로 된 정기검진하나 받게 하지 못 한 것이 죄스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반려동물 진료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 암을 어떻게 다루고 극복하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다.

 

우리집 개의 항암치료

반려견 항암치료에 대해 말하기 앞서, 필자는 암 진단 관련 자문을 예일대 의과대학 (Yale Medical School)과 네브라스카 주립대학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에서 자문을 구하던 중 항암치료에 관해서 예일 대학교 뇌종양 진단 전문 교수께서 나에게 한 말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그의 생각은 항암치료를 통해 아무런 고통 없이 6개월의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면, 무조건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인간도 60-70년 이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인간관계를 갖게 되는데 반려견이 다시 얻게 될 6개월의 시간도 너무나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제공=pixabay)
(사진제공=pixabay)

 

부모, 자식, 친구 그리고 우리집 개

인간은 자식들을 위해 아낌없이 모든 것은 내어 주신 부모님과 사랑하는 아내와 피붙이 자식들, 그리고 친인척과 친구 등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관계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많은 관계들 가운데 그동안 못 다한 작별인사, 그들에 대한 특별한 감사와 화해를 포함하여 죽기 전 꼭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세상과의 모든 이별, 기적 같은 사랑이야기 등 소담스럽고 아름다운 사연들을 가슴에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내 사랑하는 반려견이 15년 이상을 함께 살다 암에 걸렸고, 항암치료를 통해 6개월~1년 이상 생명이 연장된다고 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마도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질 것임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개의 암치료도 인간과 마찬가지

일단 악성 암이란 진단이 내려졌을 경우, 반려견의 항암 치료에 관해서 간단히 기술해 보겠다. 치료의 옵션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다양하다.

반려견에게 사용되는 암 치료방법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항암요법(Chemotherapy)과 방사선요법(Radiation therapy)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초기 암일 경우는 외과적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며, 특히 피부암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지만 특정 피부암 중 3기 이상의 비만세포종(mast cell tumor)과 그 외 림프종, 유선종양(유방암), 골육종 등은 반드시 항암치료를 해야만 완치 또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개의 항암치료 (사진제공=서정향)
▲개의 항암치료 (사진제공=서정향)

항암요법은 완치를 목적으로 짧게는 몇 주에서 몇 달간 지속된다.

그러나 일부 암은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 기간만 투여할 수도 있다. 수의학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항암제는 인간에서 사용되는 항암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반려견을 위한 특정 암, 예를 들면 비만세포종, 구강 흑색종 등의 완치를 위해 표적 항암제 및 항암백신이 개발되어 있다.

▲개의 방사선 치료(사진제공=서정향)
▲개의 방사선 치료(사진제공=서정향)

방사선 요법은 외과적으로 암 부위를 수술로 완벽하게 제거하기가 어려울 때 사용된다.

우선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인 뒤, 적당한 시기에 다시 수술로 암덩어리를 제거하기도 한다.

방사선 요법의 원리는 전자기파(감마선 등) 방사선 또는 입자 방사선(양성자, 중성자 등)을 살아있는 암세포에 에너지를 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암세포의 분자적 연결고리를 차단시키고 세포에 이온화를 시키는 원리에 의해 암세포를 죽게 만든다.

방사선 요법은 단독으로도 사용 되지만, 통상적으로는 항암요법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개의 피부암(악성 비만세포암)과 간암 (사진제공=서정향)
▲개의 피부암(악성 비만세포암)과 간암 (사진제공=서정향)

 

개의 항암치료에도 부작용은 뒤따른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에 있어 부작용이 항상 뒤따른다. 물론 동물에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비하면 경미한 편이다.

부작용으로는 탈모, 피부색깔 변화, 구토, 메스꺼움, 식욕부진, 드물게 골수억압, 방광독성(출혈) 및 심장도성(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개 팔자가 상 팔자다” 라는 말을 간혹 한다.

그러나 이런 말은 시대에 뒤떨어진 까마득한 옛말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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